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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25 크로캅, ‘진정한 전설’은 이제부터다! (17)

해외연예소식

크로캅, ‘진정한 전설’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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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보면서 이렇게 마음이 아파 보긴 처음이다.’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 같아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가 딜레마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일어설 것을 굳게 믿는다.’

22일(한국시간) 열렸던 UFC 70 'NATIONS COLLIDE'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충격의 실신 KO패를 당한 '불꽃 하이킥' 미르코 크로캅(33, 크로아티아)에 대한 관심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너무 충격적이지만 어서 회복되었으면 좋겠다’는 열성 팬들의 의견부터 ‘언젠가는 그럴 줄 알았다. 그 동안 거품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는 악성 발언까지 다양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안드레이 알롭스키, 마이클 비스핑 등 다른 인기 파이터들의 소식은 아예 묻혀버릴 만큼 오직 크로캅을 외치는 소리가 사방에 가득하다.

이제 겨우 4월임에도 불구하고 UFC, 프라이드 가릴 것 없이 올해는 유독 이변이 많이 나오고 있다. 팀 실비아, 안토니오 호제리오 노게이라, 반더레이 실바, 히카르도 아로나, 조르주 생 피에르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설 것으로 예상되던 파이터들이 여지없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누구도 이번 크로캅 전처럼 팬들을 놀라게는 하지 못했다. 바로 ‘크로캅’이기에 팬들은 충격 받고, 아파하고, 슬픔에 빠져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도대체 크로캅의 무엇이 팬들의 마음을 이렇게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 것일까?

단순한 크로아티아출신 격투가를 뛰어넘어 팬들 마음속의 영웅으로 자리잡고 있는 크로캅에 대해 잠시 되짚어보자.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낼 줄 아는 사나이
SevenCar어느 종목을 불문하고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인물들이 있다. 뛰어난 기량과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은 행보 하나 하나가 향후 역사가 될 정도로 아주 특별한 포스를 뿜어내는 마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격투계도 예외는 아니다. 야구, 축구, 복싱 등 타 메이저스포츠에 비하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비약적인 발전속에서 갈수록 상승곡선을 그려나가고 있으며 높은 인기만큼이나 스타급 파이터들도 속속 배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높은 지지도를 얻으며 오랜 기간 동안 팬들의 마음을 빼앗아버리는 존재들이 있으니 K-1의 故앤디 훅, UFC의 랜디 커투어 등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혹자는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최강은 아니지만 최고인 선수들!’ 실력으로 모든 것을 평정한 절대강자는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한 것을 얻은 파이터들로 격투기의 역사와 함께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인물들로 꼽히고 있다.

충격적인 패배도 당하고, 절망적인 순간도 맞이하는 등 여느 파이터들과 다를 바 없는 수순을 겪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내며 더욱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이른바 드라마 같은 장면을 연출해내며 더욱 팬들을 열광시켰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러하기에 더욱 팬들의 마음에 감동을 심고 동질감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미르코 크로캅도 예외는 아니다. K-1, 프라이드 시절부터 정상급 강자로는 분류되었지만 최강의 1인자는 아니었던 사나이. 뜻밖의 패배도 당하며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사나이. 하지만 그러하기에 승리에 더욱 기뻐할 수 밖에 없이 만든 사나이. 바로 그가 이 시대 국내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종합격투가 미르코 크로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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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지만 외로웠던 남자, 이제는 팬들이 힘을 실어줘야 할 차례
어떤 팬은 말한다. ‘크로캅은 언제나 혼자였던 것 같다’고. 뜻밖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또 다른 팬도 있을 것이다. 최고 수준의 파이트머니에 언제나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을 벗어나지 않는 인기파이터인 그에게 혼자라는 단어는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의 파이터 인생을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고독한 행보를 걸어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전이라는 혼란스러운 국가 상황 속에서 아버지와 친구를 잃고 자기 자신을 지킬 사람은 결국 스스로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소년. 혈혈단신으로 일본 땅에 건너와 K-1의 스타파이터로 거듭나며 전쟁에 피폐해진 고국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을 안겨준 청년. 입식 파이터는 종합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 속에서 프라이드 정상권을 두드리며 정통 타격가도 얼마든지 통할 수 있다는 몸으로 실천한 남자. 익숙한 링을 떠나 낯선 옥타곤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딛은 프라이드 인기 파이터. 열광적인 환호성과 높은 관심만큼이나 엄청난 부담감이 전신을 짓눌렀을 것이다.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 줄도, 능숙한 쇼맨십으로 언론을 선도할 줄도 모르는 무뚝뚝한 이 남자는 오직 단련된 몸 하나로 전설을 차곡차곡 만들어나갔다.

지난 일요일 그는 또다시 큰 좌절을 겪고 말았다. 팬들뿐만 아니라 당사자가 받았을 충격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단순한 패배 못지 않게 그를 엄습할 딜레마를 걱정하고 있다.

외로운 싸움을 또다시 시작해야될 고독한 남자 미르코 크로캅.
하지만 팬들은 믿고 있다. 앤디 훅, 랜디 커투어가 그랬던 것처럼 크로캅은 다시 일어나 ‘불꽃 하이킥’을 활활 불사를 수 있을 것이라고. 너무도 큰 충격에 불꽃을 태울 연료(?)가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를 향한 팬들의 사랑과 격려는 얼마든지 그 양을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크로캅, 그의 전설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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